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가 부산 관객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는 20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터널’ 레드카펫 이벤트에 참석했다. 폭염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수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을 위해 하정우는 한 명씩 일일이 사인을 해주거나 셀카를 함께 찍었다.
뜨거운 환호에 하정우는 “지금 이 곳이, 이 시간이 나에게는 여름휴가 같다. 정말 기분이 좋다”며 고마워했다. 김성훈 감독도 “골방에서 터널 시나리오를 쓴 지 정확히 2년이 지났다”며 “지금 이 순간 시원하게 보상받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두 사람은 영화에 등장하는 ‘손전등’ ‘탱이’ ‘개사료’에 관한 유쾌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촬영 당시 하정우는 실제 깜깜하기만 했던 현장에서 손전등을 하나 들고 열연을 펼쳤다. 김성훈 감독은 “조명은 역시 하정우”라면서 “조명감독이 ‘영화제에서 조명상을 수상하면 하정우에게 공을 돌리겠다’더라”고 전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강아지 ‘탱이’를 닮은 인형이 무대에 올라오자 현장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탱이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하정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기적 같은 일을 마주했다”며 당시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풀어냈다. ‘개사료’ 먹방에 대해서는 “맥주 안주로 최고”라는 농담어린 후기를 남겼다.
관객들이 직접 영화 제목이나 배우·감독 이름으로 2~3행시를 짓는 이벤트가 이어졌다. “터질 것 같아 너만 보면, 널 가지고 싶어 하정우” “하이고…, 정우 오빠, 우째 이리 연기를 잘하노” 등 재치 있는 답변들이 쏟아졌다. 하정우와 김성훈 감독 역시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지난 10일 개봉한 ‘터널’은 열렬한 관객 반응 속에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