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이 계실 것이다"라며 "간단하다. ‘여왕’의 입장에서 서보면 된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검찰총장(채동욱), 특별감찰관(이석수)는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다"라며 "그러나 이와 별도로 두 자리는 '제도적 역할'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임명된 사람이 그 '제도적 역할'을 충실히 하려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여왕’은 “그 자리 내가 준 것인데, 이 자가 배신을 해!”라고 분개한다"라고 했다.
그는 "‘여왕’에게는 ‘배신자’와 ‘충신’ 두 집단 밖에 없다"라며 "전자에게는 응징을, 후자에게는 보상을 줄 뿐이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이석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라며 "이석수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특별감찰관이 된 사람이다.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온갖 비열한 공격이 뒤따를 것인데, 꿋꿋하게 가시길 빈다"라고 했다.
그는 "이제 남은 것은 우병우 수사를 지휘해야 하는 김수남 검찰총장이다"라며 "자신의 '제도적 역할'을 다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공개된 ‘어지’(御旨)를 따를 것인가?"라고 했다.
조 교수는 "김수남, 검사되기 전에 판사를 먼저 했다. 1988년 당시 김용철 대법원장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사법파동’에 동참하고는 바로 판사를 그만 두었다. 당시 이 소식을 듣고 좋은 선배(법대 78학번)이 있다고 생각한 기억이 난다"라고 했다.
그는 "그 결기를 이번에 되살릴 수 있을까? 검사로 전직한 후 TK 대표주자로 승승장구하면서 그 결기는 아스라이 사라졌을지 모르겠다. 우병우 수사 보다 이석수 수사에 전력을 다할지도 모르겠다.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쪽팔리지 않는 선택을 하길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