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한국에 9번째 금메달

입력 2016-08-21 06:19
부상에서 복귀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116년 만에 채택된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정상에 섰다.

세계랭킹 5위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엮어 5언더파 66타를 써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한국이름 고보경)를 5타 차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4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그는 올림픽 우승까지 더해 ‘골든 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또 올해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올림픽 금메달까지 접수한 최초의 골프 선수가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10년 동안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이로써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업적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

더욱이 이번 우승은 올해 2개월간 투어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출전 자체가 부담인 상황에서 일궈낸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최근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후배에게 출전권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비난마저 듣고 이번 대회 출전을 강행했었다. 하지만 ‘골프 여제’다운 노련미를 앞세워 컨디션을 조절한 그는 장기인 퍼트를 앞세워 4일 내내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초반 2개 홀을 파로 막은 박인비는 3번홀(파4)에서 약 3m 거리의 퍼팅을 성공시키며 이날 첫 버디를 잡았다. 이어 4번홀(파3)과 5번홀(파5)에서도 쉽지 않은 거리의 퍼트를 넣으며 3연속 버디에 성공, 2위와의 격차를 6타 차까지 벌리며 우승을 예감했다. 8번홀(파3)에서도 티샷을 홀컵 1m 거리에 붙이며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은 그는 10번홀(파5)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13번홀(파4)에서 다시 타수를 줄였다. 이어 14번홀(파3)에서 또 다시 1타를 잃었지만 15번홀(파3)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줄곧 리드를 지켰다. 1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낚은 박인비는 공동 2위 리디아 고와 펑샨샨(중국)을 6타차로 여유롭게 앞서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어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박인비는 3, 4번째 벙커샷을 홀컵 바로 옆에 붙이며 파로 막아 경쟁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앞서 경기를 마친 펑샨샨에 극적인 역전승, 은메달을 땄다.

양희영(27·PNS창호)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지만 일본의 노무라 하루코,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와 나란히 공동 4위(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공동 13위(5언더파 279타), 세계랭킹 5위 김세영(23·미래에셋)은 공동 25위(1언더파 283타)로 경기를 마쳤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