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된 박인비 “한계에 도전한다고 생각했다”

입력 2016-08-21 05:37 수정 2016-08-21 05:38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16년 만에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사실 한 달 전만해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제대로 경기를 펼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그 난관을 뚫고, 골든 그랜드슬램들 달성하며 결국 여자골프에서 ‘전설’이 됐다.

박인비는 20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떤 성적이 나올지 나 스스로도 몰랐다”며 “제 한계에 도전한다는 생각을 올림픽에 나왔다. 결과를 떠나 후회없는 올림픽을 치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박인비에게 올림픽 출전은 큰 부담이었다. 이달초 한국에서 열린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컷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박인비는 “주위에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라는 말들이 있었다”며 “사실 나도 내가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또 “올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기간이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을 결정한 후 마음자세를 가다듬었다고 한다. 부상으로 흐트러진 스윙부터 가다듬었다. 박인비는 “부상 여파로 원하지 않는 동작들이 나왔다. 이번주에 쳐보니 거리도 줄어든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박인비는 이에 1, 2라운드를 끝내고 연습 라운드장에서 한시간 가까이 스윙 연습에 몰두했다.

그리고 결국 2위와 5타차 나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이 정도의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하게 좋은 성적을 거둬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끝으로 금메달이 확정된 후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생각났다. 응원해 준 국민들과 갤러리분들, 남편, 부모님 등 많은 분들이 생각났다”고 밝혔다. 이어 “하늘의 뜻도 있었고 저 혼자 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새벽에 경기를 보신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