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범죄자와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펼치게 된 배경에 딸의 세 쌍둥이 임신이 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테르테의 딸이자 아버지 뒤를 이어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장에 당선된 두테르테 카르피오(38)는 성명을 내고 “세 쌍둥이를 가졌으며 임신 7주째에 있다”고 발표했다. 카르피오는 변호사인 남편과 사이에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이 발표 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보 비서관인 마틴 안다나르는 성명에서 “대통령은 딸의 임신을 아주 기뻐했다”면서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게 범죄와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필리핀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는 곧 태어날 손주를 비롯한 미래 세대를 위해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 벌여나가겠다는 방침을 다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필리핀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 인명을 경시한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필리핀 경찰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정권을 물려받은 6월말 이후 현재까지 마약과의 전쟁에서 약 1000명이 경찰에 사살되고 약 8000명이 체포됐다. 사망자가 1000명이 넘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