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굿와이프’가 원작 미국 드라마의 재미와 국내 정서를 잘 반영한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굿와이프’는 탄탄한 스토리 뿐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복잡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케 한다. 제작진이 밝힌 ‘굿와이프’ 캐릭터의 매력을 살펴봤다.
좋은 아내, 좋은 엄마, 행복한 나
전도연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 김혜경은 15년간 남편과 자식들을 챙기며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였다. 하지만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이 폭로되고,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게 되면서 김혜경은 그간 알지 못했던 가식과 거짓으로 가려져 있던 진실들을 알게 되고 점점 변화하게 된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변호사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오랜 친구이자 직장 상사인 서중원(윤계상)의 진심을 알게 되고, 과거 이태준과의 사랑이 자신을 위함이 아니란 것을 깨달으면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됐다. 과거의 김혜경이 자신 보다 타인이나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면 이제는 나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인생을 타인이 영향이 아닌 본인의 선택으로 살아 나가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의를 위해 스스로 선택한 나쁜 남자의 길?
유지태가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는 이태준은 타인에게 남자답고 의리 있다 평가 받지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얻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집념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15년 전 교통사고를 위조했고, 두 명의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지만 아내에게 자신을 ‘믿어 달라’고만 한다.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 속에서도 자신의 사람들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이뤄내고 검사로 성공적인 복귀까지 한 무서운 인물이기도 하다. 이태준은 나쁜 남자일까? 제작진은 스스로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한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 작은 부분들을 외면하고, 싸움을 하거나 대수롭지 아니한 나쁜 짓을 하는 거에 익숙해져 버린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냉정한 매력남에서 진실한 변호사로…
윤계상이 열연하고 있는 서중원은 로펌 경영을 위해 때로는 도의에 반대되는 사건도 담당할 정도로 의뢰인의 잘못의 경중이나 진실보다는 승소가 중요한 냉정한 로펌 대표다. 매력적인 엘리트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자신의 마음을 다 주지는 않는 냉혈한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중원은 학창시절부터 남몰래 김혜경을 사랑해왔고, 다시 만난 혜경으로 인해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진심’을 보기 시작하면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능하면서도 미스터리한 매력
걸그룹 멤버 출신으로 의외의 호연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나나가 연기하는 김단은 재치와 감각, 넓은 인맥으로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 될 능력 있는 로펌 조사원이다. 하지만 자신의 진심은 타인에게 말하지 않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친구처럼 지냈던 김혜경의 남편 이태준과 과거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는데도 태준과의 관계를 밝히지 않았다. 김단은 “그냥 한 번 이었다. 나한테 그런 거 아무것도 아니잖아”라고 말하고, 혜경에게는 “변호사님을 알기 전 과거 일이라 말할 필요가 없었다”고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제작진은 “김단이 그간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교류하지 않았음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굿와이프’의 주요 캐릭터 넷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에서의 좋은 사람, 선한 캐릭터는 아니다. 각자 사연이 있고, 장점과 단점, 비밀과 약점들을 갖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좋지 않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사실 보통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평범한 모습이기도 하다.
‘굿와이프’ 제작진은 “모든 캐릭터들을 착하고 바른 인물이라는 틀 속에서 그린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선택으로 좋은 길도 나쁜 길도 걸어가면서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다 전다. 이어 “시청자들은 ‘굿와이프’를 시청하면서 모두 같은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다. 각자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옳고 그름,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입장과 시선에서 다양한 캐릭터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굿와이프’는 그 해석에 대한 정답을 내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tvN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