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만두김밥집 딸이에요” 부모의 분골쇄신으로 빚은 올림픽 금메달

입력 2016-08-19 09:53
사진=뉴시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금메달은 김소희(22)의 구슬땀과 부모님의 분골쇄신이 있어 가능했다. 부모님은 15년 전 삶의 터전이었던 식당을 화마로 잃고 새롭게 차린 작은 분식집에서 김밥 만두 찐빵을 만들어 팔고 딸을 뒷바라지했다.

 김소희는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딸 때까지의 과정과 지금의 환희, 그리고 가족을 말했다. 가장 주목을 끈 부분은 가족이었다.

 김소희는 “부모님께서 충북 제천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계신다. 고등학생 때 서울로 올라온 뒤 제대로 도와드리지 못했다”며 “내가 금메달을 따 조금 유명해졌으니 식당도 인기를 끌 것 같다. 가게 이름은 제천종로만두김밥”이라고 말했다.

 금메달을 차지한 뒤 여유 있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재치 있게 건넨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 속에는 무명으로 묵묵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던 자신의 4년과 자신을 뒷바라지한 부모의 노고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다.

 김소희는 원래 충북 제천에서 제법 큰 갈빗집 딸이었다. 하지만 이 식당은 15년 전 대형 화재로 전소됐다. 주방장이 가스통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서 발생한 불로 알려졌다. 손님들이 대피할 정도로 큰 화재였다. 이로 인해 김소희의 부모는 빚더미를 떠안았다.

 김소희의 부모는 작은 분식집을 차렸다. 늦은 밤까지 일하면서 생계를 잇고 딸을 뒷바라지했다. 그런 딸이 부모에게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다짐뿐이었다.

 김소희는 15세였던 2009년 식당 벽에 ‘국가대표가 돼 해외여행을 보내 드리겠다’고 썼다. 이 말은 현실이 됐다. 김소희의 부모는 리우데자네이루로 동행해 딸을 응원했다. 딸이 금메달을 차지한 순간까지 목격했다.

 김소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전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28·세르비아)를 7대 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는 “금메달을 걸어 드리겠다는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