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 이번에 귀순한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보다 고위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조선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외교 소식통이 “과거엔 각종 비리나 사고에 연루된 2·3등 서기관들이 가끔씩 망명했지만, 요즘은 성분이 우수하고 해외 공관에서 중간 간부 이상 역할을 맡는 중견·고위 외교관들이 잇따라 김정은 체제를 등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한국행을 택하는 북한 외교관이 연간 10명 안팎”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또 태영호가 북한 대사관이 관리하던 김정은 통치 자금 580만달러(약 64억원)을 갖고 탈북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북한의 유럽 내 노동당 자금 총책이 지난 6월 4000억 원가량의 비자금을 갖고 잠적해 북한당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의 한 대북 소식통은 “노동당 39호실 대성지도국 유럽지국 총책임자인 김명철(가명) 씨가 유럽의 한 국가에서 두 아들과 함께 6월에 잠적했고 극비리에 현지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가 관리하던 자금은 유로와 파운드, 달러 등을 모두 합쳐 4000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모두 들고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김정은 가문의 ‘집사’ 역할을 해왔던 태영호 공사도 김씨를 체포하라는 등의 지시를 받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본국 소환 뒤 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망명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