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서 금메달 딴 미국 수영선수들… 강도 당했다고 거짓말?

입력 2016-08-19 00:50 수정 2016-08-21 11:00
브라질이 리우올림픽 기간 중 무장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한 미국 수영선수들에게 출국금지 처분을 내렸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브라질 경찰이 공항에서 비행기에 탄 미국 수영선수 잭 콩거(22)와 군나르 벤츠(20)의 귀국을 막고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법원이 “강도 피해를 봤다는 미국 수영선수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료 수영선수 라이언 록티(32)와 제임스 페이건(27)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린 뒤 몇 시간만에 일어난 일이다.

미국 수영선수 군나르 벤츠(왼쪽)와 잭 콩거(오른쪽)가 18일(현지시간)브라질 리우국제공항 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4일 밤 리우 시내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거짓 증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날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AP뉴시스

록티와 페이건 등 4명은 지난 14일 경기를 마치고 프랑스 수영 대표팀 숙소에 다녀오다 택시에서 강도를 만나 돈과 소지품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록티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 배지를 단 사람들이 갑자기 택시를 세웠고, 그중 한 명이 이마에 총을 겨눈 뒤 돈을 전부 빼앗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록티와 페이건이 선수촌에 도착한 뒤 행동이 강도를 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거짓말 가능성을 언급했다. 선수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두 선수가 서로 장난을 치며 들어가는 등 강도를 당한 사람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증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의심했다. 지 키노피 판사는 경찰에 범행을 증언한 두 선수를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고 여권을 압수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수영선수 군나르 벤츠(왼쪽)와 잭 콩거(가운데)가 18일(현지시간)브라질 리우국제공항 경찰서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4일 밤 리우 시내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거짓 증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날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AP뉴시스

브라질 국민은 미국 선수들이 브라질의 평판을 더럽히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분노했다. TV프로그램 진행자인 마리아나 고도이는 트위터에 “미국 수영선수들이 도둑맞았다고 거짓말을 한건가요. 파티 하나를 마치고 또 다른 파티를 갔지만 엄마한테 들키기 싫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라고 비아냥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