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이 문제를 놓고 논쟁하는 것은 좋다”며 “그러나 상대방 주장을 반박하려면 최소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인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용태 의원은 “김홍걸씨는 김 전 대통령이 말씀하신 ‘건국’의 의미는 ‘맥락이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맥락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홍걸 전 위원장이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도 199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50년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김 의원 주장에 “늘 하듯이 그분들이 또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을 재반박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두 분 대통령께서 건국이라는 표현을 쓰신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두 분 모두 1948년이 대한민국 원년이라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시도, 이것에 대해선 분명히 안 된다는 부정적인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단어도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느냐에 따라서 좀 다른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맥락이 다르다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용태 의원은 “다른 연설을 살펴보기 바란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연설문(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의원은 “이 연설에서 김 전 대통령은 1948년 공산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반대를 뚫고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 압도적 우위로 제헌국회를 탄생시켰다고 지적했다”며 “1948년 정부수립이 절대 다수의 국민 지지 속에 이뤄졌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의미 부여한 발언이 이 이상의 것이 있을까”라며 “무엇이 맥락이 다르다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1948년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김 전 대통령이 말씀하셨다는 제 얘기가 어디가 억지이며 무엇이 맥락상 다르다는 건지 궁금하다”며 “팩트체크부터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 당시 ‘1948년 건국론’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김, 노 전 대통령도 얼빠진 사람이었느냐”고 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얼빠진 주장”이라고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