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000명 죽은 걸로 왜 난리냐” 두테르테, 유엔에 독설

입력 2016-08-18 18:04 수정 2016-08-21 10:37
사진=AP뉴시스

초(超)사법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꿈쩍도 안했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외국 외교관이 배석한 행사장에서 “유엔은 왜 저렇게 쉽게 흔들리며 남의 나라 일에 간섭하는가. 유엔은 아주 멍청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이 자신의 마약 소탕전을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을 승인했다”고 비판하자 발끈한 것이다.

두테르테는 유엔을 향해 “우리 정부를 비난하면서 중동에서 벌어지는 폭력에는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뭐가 문제냐”며 “겨우 1000명이 죽었을 뿐인데 당신들은 이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당선된 뒤 마약 복용자와 딜러 등 1000명 이상이 경찰과 자경단에 의해 살해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장례식장을 마약상으로 가득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시민들에게는 “마약중독자를 알고 있다면 직접 가서 죽이라”고 독려했다. 마약중독으로 심신이 파괴된 국민이 수백만명에 달해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