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달 들어 17일까지 그리스로 들어간 난민이 1367명이라고 밝혔다. 하루에 입국하는 난민은 평균 90명으로 지난 5월 56명보다 60%나 늘었다.
터키가 행정적인 혼란을 겪으면서 난민 밀수꾼 단속을 하지 않자 난민 유입이 다시 증가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터키가 난민 송환에 협력한다면 비자 면제 혜택을 주기로 합의했고 이후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가는 난민의 숫자는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쿠데타 후폭풍이 이어지는데다 유럽 내 테러 위협이 커지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
난민을 수용하는 그리스의 상황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레스보스·치오스·사모스 섬에만 1만명 이상의 난민이 텐트를 쳤다. 전국적으론 5만7000여명의 발이 묶여있다. 주민들은 몰려든 난민으로 관광객이 급감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관광 시즌을 맞은 스칼라 시카미니아스섬 주민 수입은 난민 유입 이전과 비교해 80%가량 줄었다.
그리스 정부는 난민 캠프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레스보스섬 등 5곳에 1000명씩 수용 가능한 난민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난민 이동 통로가 비공식적으로는 여전히 활짝 열려 있다”며 “공식 수치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는 이유만으로 난민 위기가 해소됐다고 생각하는 EU 지도자가 많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