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이시안(32)이 가장 좋아하는 찬양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꼽았다. 이 곡은 영국 성공회 사제인 존 뉴턴 신부가 작사한 찬송가로 1779년에 출간됐다. ‘그레이스(grace)’는 하나님의 자비, 은총이란 의미다.
이시안은 “제 생활 패턴이 거의 일정한데,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대학로 연습실로 가서 목을 푼다”며 “그때 처음 부르는 노래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다. 1절부터 4절까지 8년 넘게 불렀다. 그 가사 안에 하나님의 모든 섭리가 다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에 출연해 김경호를 꺾어 많은 화제가 됐다. 녹화 당일 목을 풀 때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는 “‘신의 목소리’에 출연한 것도, 제 영상이 뜬 것도 댓글도 봤다. 모든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다”며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하나님이 지으신 이 세계에 저를 만드시고 이렇게 이끌고 계신다. 저에게 노래하는 달란트를 주시고 혼자 연습할 때 많이 울기도 했는데 이렇게 이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이시안은 단국대학교 뮤지컬학과 03학번으로 입학했다. 이후 ‘슈퍼스타K’ 시즌 1과 4에 도전했지만 예선에서 떨어졌고 많은 기획사의 오디션을 봤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랜 방황의 시기를 거쳤고 경제적으로 집안이 어려워 라이브카페 등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시안은 “손님이 한명 있을 때도 있었다”며 “제가 셀린디온을 너무 좋아해서 셀린디온의 15곡을 맹연습해서 라이브카페에서 불렀다. 한국의 셀린디옹이 되는 게 목표였다. 셀린디온의 노래를 부를 때 손님들이 많이 박수를 쳐주셨다. ‘천년의 사랑’도 많이 불렀는데 굉장히 좋아해주셨다. 라이브카페의 경험들이 지금 무대에서 노래하는데 다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어려운 시간들을 거쳐 2006년 뮤지컬 ‘락햄릿’으로 데뷔한 그는 현재 창작 뮤지컬 ‘비하인드유’와 인형극 ‘악어는 내 친구’에 출연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뮤지컬 ‘천로역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교회에서는 찬양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찬양할 때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쁨이 너무 크다”며 “나의 모든 것을 다 아시고 내 삶을 훈련시키시고 결국 선을 이루는 주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요즘 청년들이 CCM을 많이 듣는데 저는 기독교 첫 세대, 옛날 찬양이 참 좋다”며 “저는 찬송가를 듣고 많은 은혜를 받으며 자랐다. 하나님의 위대하심, 뜨거운 복음을 찬양으로 전하고 싶다. 나의 소울로 옛날 찬송가를 살리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