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시리아 감옥서 1만8000명 사망…피가 강물처럼”

입력 2016-08-18 14:45 수정 2016-08-18 15:17
2012년 9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의 법원에 석방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죄수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시리아 감옥에서 지난 5년간 무려 1만8000명이 숨졌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표됐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에 내전이 5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숱한 반군쪽 인사들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앰네스티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1~2015년에 시리아 정부가 운영하는 감옥에서 고문, 질병, 구타 등으로 1만772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을 인터뷰해 피해자 규모를 추정했다.

죽지 않더라도 감옥생활 자체가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앰네스티는 지적했다. 일단 구금자가 감옥에 도착하면 간수에게 거의 죽도록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수들은 이를 ‘환영파티(welcome party)’라고 부른다. 특히 여성의 경우 ‘보안검사' 명목으로 성폭행을 자주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옥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은 “감옥 안에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걸 봤다”면서 “감옥에 있으면서 인간성이 이렇게까지 파멸될 수 있을까 상상이 안 갈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다른 남성은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감옥에서 환풍기 작동을 중단시켜 7명이 한꺼번에 죽는 걸 봤다”면서 “얼마 뒤 그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시신을 발로 걷어찼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중동·아프리카 지부장인 필립 루터는 “정부군이 조직적으로 뱌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반군이나 민간인 구금자를 고문해 죽이고 있다”면서 국제적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