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의 여자국가대표팀 지원과 관리가 도마 위에 가운데 지난 8일 치러진 배구협회장 선거에 대해 “정부의 지침이었다”고 주장해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징유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으로 패했다.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한 선수들이 고군분투 끝에 러시아에게 패하던 날 배구협회 관계자는 그곳에 없었다.
배구협회는 같은날 서울 중앙여고 과학관에서 회장선거를 실시했다. 그리고 ‘서병문 후보가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시간에 회장선거를 한 것에 대해 배구협회는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해명했다. 배구협회는 “정부의 지침이었다.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를 해야 되니까 가맹단체들도 회장 선거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서 진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팀 닥터와 통역이 지원되지 못한 것에 대해 “AD카드 배분은 IOC의 정책이다. 선수 수에 따라서 임원 카드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3장 밖에 받지 못했다”면서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도 추가적으로 4명을 더 보냈지만 AD카드가 없다보니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올림대회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트레이너 1명이 12명의 선수를 책임져야 했다. 또한 통역이 없어서 한 방송사 아나운서가 기자회견에서 통역을 해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1명의 전력 분석관은 모든 경기를 촬영하고 분석하는 일을 담당했다. 가까운 일본팀은 기본 전력분석 2명에 보조분석 3명이 있었다.
리우 올림픽 일정을 마친 대표팀은 22일 대한민국 선수단이 귀국하는 전세기를 이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8강에서 탈락한 대표팀은 귀국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4번에 나뉘어 귀국길에 오른다.
배구협회는 “현지 치안이 좋지 않아 대표팀의 요청이 있었다. 갑자기 표를 구하다보니 나눠서 귀국 할 수밖에 밖에 없게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0년 만의 메달 도전에 나선 여자 배구대표팀은 지난 16일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게 1대 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 또한 무산됐다.
이후 배구협회가 보여준 여자대표팀에 대한 지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욕하지 마세요, 그게 한국 여자 배구 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14년 여자배구 아시안게임에 금메달 땄을 때 회식을 김치찌개 집으로 잡아 화난 연경 선수가 자비로 고급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긴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한배구협회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직후 인천 송림체육관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뒤풀이를 한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