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22)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태권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소희는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7대 6으로 승리했다.
한국 선수단의 7번째(은 3, 동 6) 금메달. 유도 레슬링 복싱을 포함한 격투기 종목에서 처음으로 나온 금메달이다. 한국 태권도는 이 금메달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남자 68㎏급의 이대훈(24) 등 남은 3체급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김소희는 올림픽에 어렵게 출전했다. 김소희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할 때 체급은 46㎏ 이하급이었다. 올림픽 체급이 아니다. 체중을 49㎏급으로 늘려도 국가대표 선발을 보장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 세계태권도연맹(WTF)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첫판에서 세계 1위 우징위(29·중국)에게 0대 5로 완패했을 땐 모든 것이 무너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WTF가 남녀별로 두 체급까지만 허용했던 올림픽 출전규정을 한 체급 세계랭킹 6위까지 국가별 1명씩으로 변경하면서 김소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6위 안에는 태국선수 2명이 있었다. 그 중 1장의 출전권이 랭킹 7위 김소희에게 넘어왔다. 거의 포기한 순간에 찾아온 행운이었다. 김소희는 그렇게 올림픽에 출전했다.
원래 금메달 유망주는 아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쏟았다. 한겨울에도 아침마다 찬물로 샤워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았다.
키 164㎝에 50㎏도 안 되는 몸무게. 얼굴이 조금 핼쑥해 보일 정도로 가녀린 몸. 하지만 승부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손가락뼈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고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소희는 예선에서 페루의 훌리사 디에즈 칸세코를 10대 2로, 8강에서 태국의 파니팩 웅파타나키트를 6대 5로 잡았다. 준결승에선 프랑스의 야스미나 아지에즈를 1대 0으로 잡았다. 금메달까지 승승장구한 김소희의 앞을 가로막을 적은 없었다.
김소희는 금메달을 차지한 뒤 “믿기지 않는다. 어렵게 올라와 한판 한판 이겼다”며 “그동안 하늘이 무심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비로소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