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오대산에 서식하는 희귀 지의류 ‘송라’가 한라산에서도 처음 발견됐다. 제주도에서는 2001년 천아오름에서 첫 확인된 이후 15년 만에 한라산에서 다시 발견된 것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수목원 연구팀이 지난달 제주도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에서 희귀 지의류 송라가 자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송라는 우리나라에서는 3종만 발견된 희귀한 지의류로 지리산, 오대산 등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주로 서식한다.
고가의 한약재인 송라는 소나무겨우살이, 송라버섯 등의 이름으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곰팡이와 조류의 공생체인 지의류로 안개가 많이 끼는 절벽이나 침엽수, 진달래 등에 착생해 가느다란 실가닥 모양으로 자란다.
송라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300여종이 보고됐으나 우리나라 문헌에는 13종이 올라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채집을 통해 실체를 확인한 것은 송라(Usnea diffracta), 붉은수염송라(Usnea rubrotincta), 솔송라(Usnea hakonensis) 등 3종에 불과하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희귀 지의류인 송라가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제주가 세계유산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이 확인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립수목원과 제주세계유산센터 한라산연구부의 공동연구를 통해 다양한 산림생물자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