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21·한국체대)이 금의환향했다.
박상영은 1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36시간이나 비행기를 탔다. 아직 얼떨떨하다”며 “기쁘다는 말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환호해주시니 이제야 금메달을 딴 사실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박상영은 지난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남자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게저 임레(42·헝가리)를 15대 14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리우올림픽 ‘최고의 플레이’로 손색이 없는 명승부였다. 정규시간 동안 점수에서 앞서거나 15점을 먼저 내면 끝나는 이 종목에서 박상영은 10-1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1점씩 차곡차곡 빼앗아 5점을 빼앗고 승부를 뒤집었다.
9-13으로 뒤진 3라운드 시작 직전에 주문을 걸 듯 “할 수 있다”고 반복했던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면서 밤잠을 설치고 경기를 시청했던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양궁을 제외하면 성적이 저조한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박상영의 활약상은 금메달만큼 밝은 빛을 뿜었다.
박상영은 “브라질 현지에서 인터넷을 할 수 없어 몰랐다. 가족들이 메신저로 알려줘 뒤늦게 알았다. 감동을 주고 싶었던 것보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혼잣말을 했는데 국민들에게 힘을 줬다는 말에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상영은 ‘할 수 있다’의 의미를 “힘든 사람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주문 같은 것”이라며 “금메달은 희망이었고 소망이었다. 그만큼 이기고 싶었고 절박했다”고 했다.
그는 “일단 푹 자고 싶다. 그리고 먹고 싶었던 삼겹살을 실컷 먹겠다”며 웃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