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투쟁위-한민구 국방장관 간담회장서 제3부지 이야기 나와, 군민들 반발

입력 2016-08-17 17:15 수정 2016-08-17 18:18
경북 성주군민들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청을 방문한 17일 성주군청사 현관에서 사드 반대 현수막 등을 들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성주 투쟁위의 간담회장에서 사드 제3부지 이야기가 나왔다. 한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예정지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을 17일 찾아 투쟁위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한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들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항곤 성주군수, 새누리당 이완영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 등이 함께 자리를 했다. 투쟁위와 군민은 30여명 정도가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이완영 의원이 제3부지 검토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투쟁위 관계자 1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이후 간담회는 더 이상 진전이 안됐다. 이 의원은 국방부에서 제3부지를 검토하려면 서둘러 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제3부지에 대해 성주 군민들이 요청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간담회장에서 제3부지가 거론 된 것을 알게 된 군민들은 격앙됐다. 오후 3시55분쯤 간담회를 마치고 성주군청을 빠져나가는 한 장관을 향해 성주군민과 김천시민 100여명은 거친 말을 쏟아 냈다. 화가난 주민 1명이 한 장관을 향해 물을 뿌리려 했지만 거리가 멀어 맞지는 않았다. 경찰과 군민들이 뒤엉켜 주민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분위기가 격해지자 투쟁위 관계자들은 주민들에게 진정하라고 소리쳤고, 우려했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장관은 오후 4시10분쯤 미니버스를 타고 군청을 빠져나갔다.

 투쟁위 관계자는 “이완영 의원은 투쟁위 소속이 아니라 발언권이 없다”며 “이 의원의 제3부지 발언은 회의 내용에 넣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투쟁위의 사드배치 철회 원칙은 변함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국방부 측은 PPT자료와 시뮬레이션 자료를 일부 공개했다 국방부 측은 국내 전역을 중부권역, 성주가 포함된 중남부권역, 남부권역으로 나눠 북한 지역 이동식 발사대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했고 성주가 포함된 중남부권역이 군사적 효용성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중남부권역에서도 5곳의 후보지를 검토했고 최종적으로 성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주=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