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7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예정지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을 찾았다.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와 군민들을 만나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와 함께 방문한 후 33일만이다. 사실상 국방부와 성주군 주민 간 첫 공식 대화이기도 하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린 뒤 차량으로 이동해 오후 1시35분쯤 성주군청에 도착했다. 한 장관과 함께 국방부 등 정부 관계자 10여명이 동행했다.
성주군청에는 투쟁위와 군민 100여명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사드 반대 내용이 적힌 띠를 두루고 피켓 등을 든채 한 장관이 들어가는 길목에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 장관이 나타나자 "한민구 물러가라" 등의 외침은 있었지만 몸싸움 등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투쟁위측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군민들이 잘 따랐다.
성주군청 5층 대회의실에서 투쟁위 관계자들을 만난 한 장관은 "성밖숲에서 외친 내용을 듣고, 군민 908명이 삭발하는 모습을 봤다"며 "여러분 입장을 이해하려고 왔고, 국방부 사드 배치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한 장관과 투쟁위의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주=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