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폭염 피해 예방 위해 달동네 찾아

입력 2016-08-17 13:27
[사진설명] 남재철 기상청 차장이 지난 5일 폭염피해예방 위한 해피해피캠페인의 일환으로 기상청 직원 및 연탄은행,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서울 백사마을을 방문, 주문에게 해피해피부채와 생수를 전달했다.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던 5일, 무더위를 뚫고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을 찾은 남재철 기상청 차장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각 가정을 일일이 찾아 부채와 생수를 전달한 직후였다.

남 차장은 어느 주민이 고맙다며 손에 꼭 쥐어준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잠시 식히며 기상청과 나눔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세계기상기구에서는 올해 여름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취약계층의 모습을 보니 더 걱정이 크다”며, “9월 초순까지는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 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분들에 대한 관심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올해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과 대국민 응원을 원동력삼아 폭염피해 예방법을 알리는 ‘해피해피 캠페인’을 시작했다. 해를 피해 행복해지자는 의미의 캠페인으로, 기상 현상이 눈에 보이지 않아 방심하기 쉬운 폭염 피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자는 의미로 기획됐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신고된 전국의 온열환자는 사망자 10명을 포함해 1천237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수가 가장 많았던 2013년의 1천189명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이다.

이날 행사는 해피해피 캠페인의 일환으로 폭염 취약계층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남 차장, 정현숙 기상청 대변인 등 기상청 직원과 기상청 블로그 기자단, 연탄은행 사회복지사 등 18명이 백사마을 120여 개 가구를 방문, 해피해피 캠페인 부채와 생수를 전달했다.

“아이고, 어머니! 우선 물 좀 드세요. 그리고 잠깐 이 부채 보세요. 이 부채 드릴테니까 여기 태양이 빨갛게 변하면 꼭 그늘에서 물 드시면서 쉬세요. 여기가 검은색에서 빨갛게 변하는 건 정말 덥다는 거니까 시원하게 부채질하시면서 계속 확인하세요. 햇볕이 이렇게 쨍쨍한데 오래 다니시면 위험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꼭 쉬셔야 해요” 오전 10시에 이미 33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거리에 나와 있는 90대 주민에게 당부의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신미애 연탄은행 사무국장의 한숨도 덩달아 깊다. “폐지를 주워야 그나마 하루 생활이 가능한 어르신들은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밖에 나와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며 “연말이나 추운 겨울에는 그나마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있는 편이지만, 더운 여름은 관심이 저조한 것이 사실” 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더욱이 올해 같은 폭염은 제대로 된 냉방 기구를 가지지 못한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더욱 힘든 시간임을 알아 달라”고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남 차장은 이어 “기상청은 날씨 예보를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날씨가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예보하는 영향예보의 원년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한 등대로서의 역할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남 차장 일행을 맞은 한 주민은 냉장고 깊숙이 있던 아이스크림과 초코파이를 건넸다. 그는 문 앞까지 따라 나와 고맙다고 연신 두 손을 꼭 잡는 주민에게 다음을 약속했다.

한편, 기상청은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을 비롯해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폭염피해 예방을 위한 ‘해피해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폭염시 태양의 색깔이 빨갛게 변하는 ‘해피해피 캠페인 부채’를 제작해 전국 27개 지역연탄은행에서 폭염 취약계층에게 배포하고 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