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혜경과 사진작가 얀 샤우덱의 ‘포르노그래퍼’

입력 2016-08-17 10:33

세계적 사진작가로 파격적인 예술행보를 그린 영화 ‘포르노그래퍼’ 속 얀 샤우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르노그래퍼'는 원초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으로 아티스트가 사랑한 아티스트 얀 샤우덱의 인생을 담은 파격 드라마다.
로맨티시즘과 에로티시즘의 경계에서 마치 자신의 작품과도 같은 열정적인 인생을 살았던 얀 샤우덱이 어느 날, 우연히 리바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나치의 점령과 독재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유태인들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던 시절, 얀 샤우덱은 꿋꿋하게 존재의 아름다움을 꿈꿔왔다.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그는 프라하 국립 인쇄 미술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며 꿈을 키워왔다.
당시 은행원이자 유태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나치의 점령으로 한 순간 직장을 잃고, 사촌들은 모두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살해당하는 등 그는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소련군의 지배로 어두운 삶을 이어가던 그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사진 인쇄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가 건넨 사진작품집을 보다가 사진가 에드워드스타이켄이 기획한 ‘인간 가족’ 전 작품집을 보고 영감을 받아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후 ‘얀 샤우덱'은 육체를 담은 퇴폐적인 누드 사진 위주의 작업으로 포르노그래퍼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도발적인 작업으로 세계 사진계를 경악으로 몰고 갔다.
체코에서 오랜 시간 저속한 사진작가로 평가 받아오며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 얀 샤우덱은 말년이 되어서야 해외로부터 재평가 받아 장당 수천만원을 호가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헤이 조'(1958) ’길 위에서'(1964) '키치'(1985) ‘토루소 NO.2.’(1976) 등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도 전시회를 개최하며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특히 가수 박혜경의 5집 앨범 자켓 이미지도 그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혜경은 체코에서 유학중인 지인으로부터 세계적인 사진작가 얀 샤우덱에 대한 정보를 듣고 그에게 자신의 음반과 편지를 보내 재킷 촬영을 제안했다.
그의 얀 사우덱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재킷 사진은 신화를 보는 듯한 신비감과 우울한 느낌, 발랄한 느낌을 동시에 살린 몽환적인 이미지들로 그의 작품 세계를 여지없이 표현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얀 샤우덱의 인생을 담은 파격 드라마 ‘포르노그래퍼’는 오는 8월 18일 개봉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