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업자에게 팔렸던 진돗개 3마리, 경찰도움에 의해 “주인품으로!”

입력 2016-08-17 10:27
전문 개 도둑에게 잡혀간 진돗개 3마리가 보신탕집에 팔려가기 직전, 경찰에 구조돼 주인품으로 되돌아갔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심야에 가정집에 침입해 전문적으로 개만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 절도)로 A씨(50)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초순부터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구미지역 가정집을 돌며 사육 중이던 진돗개 등 개 9마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 개도둑이 훔쳐 보신탕업자에게 팔렸던 진돗개 3마리. 경찰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주인품으로 되돌아 갔다.  구미경찰서 제공
 경찰조사결과, A씨의 표적은 한적한 농촌마을 일반주택이었다.
 개는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짖어대는 것이 정상이지만 신기하게도 A씨의 손에 이끌려 나오면서는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질질 끌려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개 도둑에게는 특유의 체취가 있어 개들이 전혀 반항을 하지 못하고 순순히 끌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A씨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구미지역 일대에 가정집을 돌며 개를 훔쳐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경찰은 이달 초부터 CCTV 분석과 탐문수사를 벌여 개 2마리를 끌고 가는 인물을 발견했다.
 영상이 희미해 특정인 식별은 불가능했지만 용의자 걸음걸이가 특이한 점에 주목한 경찰은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과거에도 개를 훔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던 A씨를 알아냈다.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경찰은 그가 운영하는 농장에서 진돗개 3마리가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 B씨(56·여)에게서 “잃어버린 개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명확한 증거를 잡기 위해 잠복근무에 들어가 지난 14일 오전 4시10분쯤 A씨가 농장에 나타나 우리에 가둬둔 개 3마리를 끌고나가는 것을 확인, 미행에 나섰다.
 A씨는 김천 한 가축시장에서 훔친 개 3마리를 1마리당 20만~30만원에 보신탕업자에게 팔아넘겼다.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현장에서 붙잡았지만 그 사이 보신탕업자에게 팔린 개는 이미 부산으로 출발한 뒤였다. 
 경찰은 A씨에게 확보한 보신탕업자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진돗개를 되돌려 받았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진돗개 3마리는 바로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진돗게 주인 B씨는 “3년 전부터 진돗개 3마리와 함께 살고 있어 가족이나 다름없었는데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보니 개가 전부 사라지고 없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구미=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