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이란의 밀월, 시리아 반군 폭격 위해 이란 기지 사용

입력 2016-08-17 09:10 수정 2016-08-17 11:00
러시아가 이란 기지에서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시리아 반군을 폭격했다는 소식을 다룬 영국 BBC방송 홈페이지. 사진=BBC 캡처

러시아 전폭기들이 시리아 반군을 폭격하기 위해 이란의 기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아파 정권인 뱌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했다.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 역시 ‘아사드 구하기’에 적극 매달려왔다. 이번 기지 사용은 러시아와 이란이 중동에서 본격적으로 공동전선을 펴기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동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한층 복잡하게 돌아가게 됐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 하메단에서 수호이-34, 투폴레프-22M3 등 전폭기를 출격시켜 시리아를 공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폭기들은 반군의 주요 장악지역인 시리아 북부 알레포와 이들립, 데이르 알주르를 폭격했다.

러시아 전폭기 투폴레프-22M3. 유튜브 동영상 캡처

BBC는 러시아가 시리아에 주둔하면서 반군을 폭격한 적은 있지만 제3국에서 출격해 폭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폭격으로 러시아의 아사드 정권 지지가 더욱 굳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아사드의 퇴진을 요구했다.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를 위해 공동전선을 펴면서 사실상 아사드 퇴진을 통한 시리아 해법은 물건너갔다.

러시아가 이란과 시리아 등 시아파를 중심으로 중동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중동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수니파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이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