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란제 전 FIFA 회장 타계, 향년 97세

입력 2016-08-17 07:00
브라질 출신 후앙 아벨란제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7일(한국시간) 향년 9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아벨란제는 24년간(1974~1998) FIFA의 수장 자리를 지키며 축구계의 다양한 변화들을 일궈냈다. 월드컵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불세출의 개혁가였다. 특히 행정적 기관이었던 FIFA를 상업화·기업화시키며 내실을 갖춘 단체로 이끌었다. 임기 말 금품 관련 비리들에 휘말리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축구 발전에 기여한 업적만큼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1916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태어난 아벨란제는 어려서부터 수영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과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 브라질 국가대표 수영·수구 선수로 각각 출전하기도 했다. 1955년 브라질올림픽위원회 위원장(1955~1963년)을 맡은 그는 브라질스포츠연맹 회장(1958~1975년)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1963~2011년)을 역임했고 마침내 1974년 제7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선출됐다.

아벨란제는 취임 첫 해 FIFA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지켜보며 축구시장에 스폰서를 도입했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때부터 본선진출국 수를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고 이어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32개국으로 확대해 월드컵을 즐기는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렸다.

1991년에는 여자 월드컵대회를 출범시켰고, 1989년에는 실내축구 풋살을 보급시키는 등 축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아벨란제의 개혁에 힘입어 1974년 141개국이던 FIFA회원국은 1988년 203개국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국과 일본의 2002년 월드컵 유치경쟁 과정에서는 일본을 편드는 언행으로 국내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월드컵 사상 최초로 공동개최라는 절충안을 내놓으며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IOC의 유일한 종신위원이던 아벨란제는 마케팅 대행사인 ISL로부터 1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리다가 지난 2011년 12월1일 건강상의 이유로 IOC최장수(48년)·최고령(당시 95세) 위원직을 내려놓았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