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50) 전 청와대 정무수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재수(59)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환경부 장관에 조경규(57) 국무조정실 2차장을 내정하는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이른바 ‘총선용 개각’ 이후 8개월 만에 이뤄진 내각 개편이다. 이번 개각은 온전히 남은 임기 박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측면에서 이뤄진 것으로, 쇄신 차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잇따른 의혹 제기로 여론, 야권은 물론 여당에서도 교체 요구가 많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에 대한 결론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의 거센 해임 요구를 받았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도 유임됐다. 국면전환용 개각 또는 인사 교체는 없다는 박 대통령 특유의 인사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여론 향배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번 개각은 4~5개 부처 장관이 바뀔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 줄어 ‘감동 없는 찔끔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 열리는 첫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에 대한 정치적 부담 등이 반영된 결과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정적인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반드시 교체가 필요한 부처에 한해 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발탁된 내정자 중 국민 공감을 이끌어 낼 감동을 주는 인물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조 장관 내정자는 박근혜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재입각하게 됐다.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발탁 배경이지만, 부족한 인재 풀에 따른 ‘회전문 인사’ ‘보은인사’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와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각각 정통관료 출신이다.
당초 교체설이 돌던 미래창조과학부·고용노동부 장관은 유임됐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최근 급변하는 안보 정세 등을 감안해 교체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4개 부처 차관급 교체 인사도 단행했다. 국무조정실 2차장엔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정만기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 각각 임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박경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농촌진흥청장에는 정황근 청와대 농축산식품비서관이 발탁됐다. 정 비서관의 차관급 보직이동으로 청와대 내 원년멤버도 박 대통령 측근인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3명만 남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의 ‘탕평인사’ 건의로 주목받았던 지역 안배는 장관급에선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장관 내정자 3명은 서울과 경북·경남 출신이었고, 차관급 중에선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국정쇄신 의지와 거리가 먼, 목적이 실종된 개각”이라며 “국민과 언론, 야당 요구를 무시하면서 야당 협조를 요구한다면 이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국정쇄신, 민심수렴, 지역탕평이 없는 3무(無) 개각”이라고 지적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이슈분석] 감동도, 쇄신도 없는 ‘찔끔 개각’...야당 일제히 비난
입력 2016-08-16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