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현대중공업 '힘센엔진'의 '짝퉁' 제조판매 8명 검거

입력 2016-08-16 14:32
국가관리 핵심기술로 개발된 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의 주요 부품을 ‘짝퉁’으로 제조·판매한 일당 8명이 검거됐다.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본부장 이원희)는 힘센엔진의 노즐부품 등의 설계도면을 불법으로 취득한 후 복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S사 대표 이모(4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해경은 같은 혐의로 선박부품 유통업체 대표 박모(52)씨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201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억원 상당의 노즐·연료 분사 장치 복제품을 만들어 중국 등 외국 선박부품업체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선박부품 유통업체 대표들은 이씨가 제조한 6억원 상당의 짝퉁 부품에 독일과 일본의 유명 선박부품회사 상표·상호·국제해사기구(IMO) 인증번호를 새겨 정품인 것처럼 속여 유럽 등지에 판매한 혐의다.
해경은 이씨가 2011년,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노즐 납품 여부 검증을 받으려고 샘플로 전달받은 몇 백장의 설계도면 외에 1200여 장에 달하는 힘센엔진 노즐부품 설계도면을 입수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가 빼돌린 노즐 설계도면은 엔진 수명이 30년임을 고려할 때 300억원 상당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중국 현지에 노즐부품 제조업체를 설립해 관련 기술이 유출됐을 가능성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은 10년간의 연구 끝에 2000년 8월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중형 디젤엔진으로 올해 3월 생산 1만 대를 돌파했다. 힘센엔진은 중남미와 중동, 아시아 등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중형엔진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22%)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