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정 업종이나 종목만을 겨냥해 사들이거나 매매하는 추세가 강화되는 조짐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 업종 비율은 7월 중순 한때 전체 주식시장의 90% 가까이 치솟았다가 현재 70% 초반까지 내려왔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수는 63억 주 수준을 오가다 비슷한 시기부터 상승, 현재 64억5000만 주에 육박하고 있다. ‘골라서’ 투자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광복절 연휴 직전인 지난 12일 주식시장에서도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이날 외국인들은 내수 업종인 화장품/의류와 상사, 자본재 등에서 각각 200억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보험, 유틸리티처럼 그간 지속 상승한 주식과 자동차, IT 등 수출업종 주식은 팔아치웠다.
이 같은 변화는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점차 줄어든 경향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신흥국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은 7월 셋째 주에 약 47억7000만 달러(5조22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12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최근 신흥국 증시가 과열되면서 상승세가 지속가능할지에 대해 투자 부담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이 연구원은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는 줄어드는 가운데 밸류(고평가) 부담이 커진다면 외국인 매매 패턴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면서 “지금까지처럼 시장, 대형주를 사는 것이 아닌 업종이나 종목별 대응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