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산막이 옛길’에 조성된 호랑이 굴에 임각수 괴산군수의 사연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괴산군은 지난 3월 호랑이 굴에 임 군수의 자서전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안내판에는 ‘산막이 옛길을 만든 임각수 군수가 청년 시절 창을 들고 사냥하러 다녔던 곳’이라고 적혀 있다.
임 군수는 2014년 2월에 발간된 자서전 '산막이 옛길에 서서'를 통해 “1968년 실제로 호랑이가 살던 흔적을 확인했다. 창을 짧게 쥐고 언제 덤벼들지 모르는 호랑이의 습격에 대비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안내판을 본 일부 관광객은 “군수의 사적인 사연을 소개한 안내판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산막이 옛길을 조성한 임 군수와 관련된 사연을 소개한 것”이라며 “산막이 옛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막이 옛길은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골 오지인 산막이 마을까지 이어진 십 리 길을 말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은 1957년에 괴산댐이 만들어지면서 대부분 물에 잠겨 없어지고 일부만 남아 있었다. 산막이는 산의 마지막, 산이 막혔다는 뜻이다.
군은 호수 가장자리에 데크를 설치해 4㎞의 벼랑길을 그대로 복원했다. 산책 코스에는 1968년까지 호랑이가 살았다는 ‘호랑이굴’과 여우비나 여름 무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간 ‘여우비 바위굴' 등 26곳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정식 개장한 산막이 옛길은 첫해 88만명이 다녀가는 등 연간 15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전국의 대표 명품길로 자리 잡았다.
한편 임 군수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식업체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는 혐의로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