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제일(45)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에서 머리채를 잡고 패대기를 쳤던 상대 배우 진세연에게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제열은 극중에서 이범수가 이끄는 인민군 하룡 역할을 맡았다. 이범수가 명령만 내리면 즉시 총을 쏘거나 죽도록 패는 등 극악무도한 행동대장으로 나온다.
김제열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악질 캐릭터”라며 “이범수 선배가 눈빛만 주면 가서 때린다. 모 제작사 대표님은 어쩜 그렇게 여배우를 세게 때렸냐고 하실 정도였다. 2시간 정도 때리는 장면을 촬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간호사 한채선 역으로 출연한 진세연은 삼촌인 최석중(김병옥)이 켈로부대 대원임이 밝혀지자 하룡으로부터 생사를 오갈 정도의 폭행을 당했다.
김제열은 “실제로는 손끝 하나 안 건들였다”며 “진짜 그럼 큰일나죠. 저 여기 못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액션신도 요령이 있어요. 그래도 머리 끄댕이를 잡고 끄는 장면 등 힘든 장면이어서 굉장히 조심하려고 했어요. 하룡이 한 짓이 너무 미안해서 무릎 꿇고 사과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184cm에 95kg, 영화 속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3kg을 더 찌워 100kg에 가까워있었다. 실제 봐도 다소 육중하고 강한 인상을 풍긴다. 실제 성격을 묻자 “알고 보면 여성여성하고 디테일하고 감성적”이라며 “원래는 코믹하고 유쾌한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모태신앙인 김제열(서울 서대문구 원천교회)은 교회 성극을 하면서 무대를 경험했다. 다만 “어릴 때 성극에서도 사탄 역할이 많이 주어졌다”고 했다. “성극할 때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때 차인표 형도 같은 교회여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근데 아버지가 개그맨은 반대하셨다. 그래서 조명스태프부터 방송쪽 일을 시작해 뒤늦게 연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2000년 드라마 ‘멋진 친구들’로 데뷔한 김제열은 영화 ‘신기전’ ‘오직 그대만’, 드라마 ‘도망자 이두용’ ‘오렌지 마멀레이드’ ‘바람의 화원’ 등에 출연했다. 그는 “작은 역할이라도 기회가 오면 가리지 않고 재밌게 잘 소화하고 싶다”며 “스태프도 하고 매니저 일도 했는데 그런 모든 일들이 지금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오달수 선배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