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건드리지 말라”…페루 전국적인 여성폭력 반대 시위

입력 2016-08-15 13:43 수정 2016-08-15 18:41
사진=PeruNiUnaMenos 페이스북

페루 수도 리마를 비롯한 8개 도시에서 5만명 이상이 모여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멈추라고 호소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페루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큰 규모라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자들은 성범죄자와 폭력 가해자 처벌이 관대하다며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AP에 따르면 페루 여성 100여명은 매년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는다. 올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여성은 54명에 달한다. 일부 시위자는 “옷을 입었든 안 입었든 내 몸을 건드리지 말라”고 외치며 대법원 앞까지 행진했다.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PeruNiUnaMenos 페이스북

빅토르 티코나 페루 대법원장은 “13일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소외가 근절되고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페루 대통령으로 취임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는 “우리는 어떤 폭력도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폭력은 더욱 일어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페루 시위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여성폭력 반대 운동에 뒤따라 일어났다. 시위자들은 ‘#NiUnaMenos’(더 이상 아무도 안 된다) 슬로건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도 결집하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