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의 '희망' 김현우, '판정 논란' 딛고 귀중한 銅

입력 2016-08-15 06:43
뉴시스 제공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판정 논란 속에 귀중한 동메달을 품에 안은 김현우(28·삼성생명)는 한국 레슬링의 ‘희망’과 같은 존재다.

올림픽 금맥이 끊겼던 한국 레슬링에 귀중한 금메달을 선사했던 김현우는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 2에서 열린 대회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급 16강전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속에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 5대7로 패배했다.

김현우는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이겨내고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보조 스타르셰비치(크로아티아)를 6대4로 꺾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김현우는 평원중 재학 시절이던 14세 때 감독의 권유로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금메달과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떠오른 김현우는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5월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김현우는 같은 해 5월 벌어진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2011년 9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당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골드에 그친 한국 레슬링이 따낸 유일한 메달이었다.

2011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현우는 런던올림픽에서 그레코로만형 66㎏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런던올림픽 레슬링에서 딴 메달은 김현우의 금메달이 유일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친 한국 레슬링의 금맥을 잇는 귀중한 금메달이기도 했다.

당시 결승에서 오른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장면은 아직도 국민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김현우는 런던올림픽 이후 66㎏급에서 75㎏급으로 한 체급을 올렸다. 체급을 올린 선수들은 힘의 차이로 어려움을 겪지만, 힘이 좋았던 김현우는 계속해서 진가를 발휘했다.

체급을 바꿔 나선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 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74㎏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했다.

박장순(1990베이징아시안게임·1992바르셀로나올림픽·1993토론토세계선수권·1996샤오샨아시아선수권)과 심권호(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1995애틀랜타세계선수권·1996애틀랜타올림픽·1996샤오샨아시아선수권)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쾌거였다.

리우올림픽에서 김현우는 국내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48㎏급)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55㎏급)에서 심권호만이 달성한 두 체급 올림픽 금메달의 대업을 노렸다.

김현우는 판정 논란 속에 아쉽게 두 체급 올림픽 금메달의 위업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혼돈 속에서도 김현우는 끝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6강전에서 석연찮은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징계를 받은 안한봉 감독, 박치호 코치가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따낸, 귀중한 동메달이다.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