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도 우승한 불굴의 사나이… 영국 모 파라, 육상 1만m 금메달

입력 2016-08-14 21:45 수정 2016-08-14 21:59
사진=신화뉴시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남자 육상 1만m에서 넘어지고 우승한 불굴의 사나이가 등장했다. 관중은 물론 스스로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한 이 사나이는 영국의 모 파라(33)다.

 파라는 13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육상 1만m에서 6바퀴를 통과한 지점에서 선수들 간의 충돌로 넘어졌다. 파라는 그때까지 선두권에 있었다.

 1만m는 모두 34명의 출전 선수들이 주경기장 트랙을 22바퀴 도는 장거리 종목이다. 30분 가까이 진행되는 레이스다. 남은 거리가 많아 역주하면 뒤집을 수도 있지만 호흡을 놓치고, 넘어진 통증을 느끼는 상황에서 역전은 쉽지 않았다. 파라 스스로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라는 벌떡 일어나 계속 달렸다. 그렇게 선두권까지 다시 추격했고 9000m 지점에서는 1위로 통과했다. 선두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있었지만 파라는 200m를 남기고 코너를 돌 때 선두 폴 타누이(케냐)를 따돌렸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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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선을 통과할 때 가장 앞에 있었다. 기록은 27분05초18. 금메달이었다. 파라는 이 종목 최강자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타누이는 27분05초64를 기록해 간발의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라는 소말리아 출신의 영국 장거리 선수다. 장거리에선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만큼 유명하다. 영국인들은 그의 이름에 로봇(Robot)을 붙여 ‘모보트(Mobot)’라고 부른다. 파라는 어느 때보다 기뻐했다. 경기를 마치고 관중석의 아내에게 입을 맞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파라는 “넘어졌을 때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최선을 다했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빨리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