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호남없이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며 일제히 호남 구애(求愛) 경쟁에 나섰다.
김상곤·이종걸·추미애 당 대표 후보는 13일 전주 오펠리스웨딩홀(구 웨딩캐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야권의 심장 ‘호남’ 정신을 강조하며 저마다 당 대표 적임자라는 것을 부각시켰다.
추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맏며느리이며, 전주에 판사로 와서 아들을 낳고 호적을 전북으로 했다”고 전북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 출생들이 출신만 믿고 표심을 말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 후보는 “제게는 두 가지 상처가 있다”며 “하나는 탄핵으로 남은 마음의 상처이고 또다른 하나는 (탄핵 사과를 위한) 삼보일배로 입게 된 무릎의 상처”라고 소개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것을 거듭 사과함으로써 ‘친노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팡이는 용서와 화합의 상징”이라며 “당신을 죽이려하고, 불구로 만든 정적들에게 지팡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대신 용서의 지팡이를 내밀었다”고 친노, 친문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받아줄 것을 우회적으로 호소했다.
추 후보는 “당 대표가 돼 분열을 끝내겠다”며 “경선을 중앙 선관위에 맡기고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차기 대선경선과 관련, “공정한 경선관리가 대선승리를 담보한다”면서 “신망있는 외부인사들을 참여시켜 경선 룰을 공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선 후 당선된 후보를 (당내에서) 끌어내리지 못하게 똘똘 뭉치게 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김상곤 후보는 “호남 없이 대선 승리를 못하고 ‘호남 홀대론’이라는 말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전북을 일으켜 정권교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유력 주자들 영남 사람들이다. 누구는 호남이 없어도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정권 교체는 이 곳 호남에서 시작된다”며 당권 주자 중 자신이 유일한 호남 출신임을 강조했다. 이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없이 국가가 없다는 말”이라며 “전북과 호남없이 이 나라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거듭 호남 표심을 자극했다.
김 후보는 “서울대 학생회장으로 김대중 후보를 지켰고 민교협 의장으로 전두환 노태우 구속에 앞장섰고,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으로 노무현 탄핵 반대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혁신위원장으로는 우리당을 지켰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평당원이다. 혁신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금은 직책도 없다. 우리당의 승리만을 위해 백의종군을 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호남정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자평했다.
이종걸 후보는 “서민들 세금 무서워 에어컨 틀지 못할 정도인데, 부자는 세금감면으로 혜택주는 나라, 정권교체를 해야하는 필요성이다”라면서 “호남없이 정권교체 불가능하고, 정권교체 실패하면 역사의 죄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선 전략을 제대로 세워야 하며, 친문과 비문 집단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당 대표 적격이다”라며 “야권 분열 안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도당위원장 선출은 김춘진 현 도당위원장이 단독 입후보함에 따라 투표없이 대의원들의 추대로 확정됐다.
당 대표 선출은 오는 27일 서울 올핌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더민주 당 대표 후보들 "호남없이 정권교체 불가능" 호남표심 구애 경쟁
입력 2016-08-13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