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뚱뚱하다 올림픽 어떻게 나왔니?” 女체조선수에 막말 '눈살'

입력 2016-08-13 00:02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멕시코의 여자체조선수를 두고 네티즌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멕시코 체조 국가대표팀 알렉사 모레노(22)는 지난 7일(현지시간) 개인종합 예선에 나섰다. 출전선수 59명 가운데 31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다. 24명이 오르는 결선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모레노의 도전은 멕시코 체조계에서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모레노의 경기직후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악의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모레노가 다른 체조선수들과 달리 너무 '뚱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너무 뚱뚱하다” “핫도그 먹기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바란다” “웬만한 체조선수 몸무게의 2배다” “올림픽을 앞두고 몸매 관리도 안 했느냐?”며 비아냥거렸다. 일부 네티즌은 돼지의 모양이 있는 만화 그림을 올려놓으며 조롱했다.


멕시코 네티즌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이들은 자국 국가대표인 모레노를 옹호해주기는커녕 “부끄럽다” “올릭픽에 출전하지 말았어야했다” “멕시코 체조협회가 보낸 가짜 선수”라며 모욕적인 글을 남겼다.

리우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94년생인 모레노의 키는 147cm, 몸무게 45kg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60㎏은 가뿐히 넘을 것 같다"며 공개된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비난이 계속되자 일부 네티즌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집 소파에 앉아서 체형을 비판하는 사람보다 모레노가 훨씬 더 위대하다” “(모레노는) 뚱뚱한 게 아니라 근육질” “모레노는 올림픽에서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줬다”며 그의 도전을 칭찬했다.

영국 네티즌들은 또한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의 익명성에 숨어 역겨운 행동을 한다. 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모레노는 의외로 초연했다. 그는 “체조는 유연성과 신체 각 부위의 조화 능력, 힘, 속도를 두루 갖춰야 하는 종목이다.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예선 도마 경기에서 모레노는 14.633점을 받아 70명 중 12위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뉴스 웹사이트 버즈피드 등 외신들은 멕시코가 지금까지 여자 기계체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모레노의 연기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