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서 미즈메디, 국군수도병원 수년간 유해 가습기 살균제 사용

입력 2016-08-12 16:39 수정 2016-08-12 17:05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사진=뉴시스]

경기도 분당의 국군수도병원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등 종합병원 8곳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유발한 살균제를 수년 간 사용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국군수도병원은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이고 미즈메디 병원의 경우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라 장병, 산모 및 신생아에게 살균제 성분이 광범위하게 노출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종합병원 가운데 8곳에서 2006년부터 6년간 유해물질이 담긴 가습기 살균제 1223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균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 병원은 부산 동래구의 광혜병원이다. 독성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옥시싹싹’ 제품 396개를 사용했다. 
 강서 미즈메디 병원은 PHMG와 마찬가지로 유독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함유된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388개를 사용했다. 국군수도병원도 같은 제품을 290개 사용했다. 서울 강서구 우리들 병원, 강원도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 강원도 강릉 아산병원 등도 수십 개의 가습기 살균제를 해당 기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결과는 이 의원의 요청으로 보건복지부가 각 지자체를 통해 해당 지역 종합병원에 살균제 사용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취합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모두 합쳐 337개 종합병원에 관련 공문을 보내 조사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고 응답한 병원은 8개에 불과했지만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신고한 병원들이 실제로 사용을 안 한 것인지 제품 구매이력을 찾지 못한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 의원 측은 “다른 병원에서도 안 썼다고 보기가 어렵고 메이져 빅'5' 병원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이 당시 제대로 대응을 못해 지금까지 내버려 두고 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만들어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체계적으로 피해와 원인을 분석하려면 어디서 어떻게 썼는지 알아야한다"며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그곳에서 살균제를 들이마시는 상황이 됐을 수도 있다는 거다. 한쪽으로는 치료하고 한쪽으로는 계속 흡입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병원을 처벌하라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병원도 피해자"라며 "보건복지부가 종합병원에 직접 현장 조사를 나가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 이외에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기관들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의원은 “환경부나 보건복지부 등이 2011년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 원인으로 밝혀졌을 당시 병원이나 어린이집, 요양원, 산후조리원 등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기관의 전수 조사를 실시했어야 하는데도 하지 않아 피해자 구제에 구멍이 나있었다”며 “지금이라도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를 위해 가습기 사용빈도가 높을 기관이나 사용처를 찾아 피해우려가 있는 경로상의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