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에 오른 박태환 "그대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입력 2016-08-12 15:31 수정 2016-08-12 15:37

자유형 1,500m 출전을 포기한 ‘마린보이’ 박태환이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11일 박태환은 리우 갈레앙 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에 앞서 연합뉴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이다”며 “발걸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힘들게 달려왔다. 전담팀원도 많이 지쳐있어 휴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200m, 100m에 출전했으나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자유형 100m 예선에서 탈락이 확정된 뒤 “1500m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됐다”며 코치진과 상의한 끝에 자유형 1,500m 경기를 포기했다.


2014년 9월, 박태환은 금지 약물 스테로이드 일종인 네비도(Nebido)를 투여한 혐의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간 선수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해제된 뒤에는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놓고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국 리우행에는 성공했으나 도핑파문으로 인한 부족한 훈련 량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박태환은 올림픽기간 중 2020년 도쿄올림픽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자유형 100m 예선탈락 뒤 그는 “이런 모습으로 끝내길 원하지 않는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나서 웃으며 떠나고 싶다”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박태환은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당장 1년 뒤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라 머나먼 얘기는 섣불리 하기 힘들다”며 “수영선수로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부터 한국에 가서 깊게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아끼는 제자를 먼저 떠나보낸 노민상 코치는 “나는 태환이가 여기서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히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어렵게 출전한 올림픽에서 박태환은 아쉬움만 남긴 채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 하고 조용히 귀국길에 올랐다. 박태환은 13일 새벽 귀국한다.

박태환의 귀국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올림픽에 출전한 그자체가 휼륭합니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습니다” “당신은 이미 대한민국 수영의 영웅입니다” “무거운 마음의 짐 내려 놓으세요” “수고 많았어요. 고마워요” “박태환 그대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