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벤져스급이라고 불린 한국 유도 대표팀은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6년 만에 '노 골드' 위기에 직면했다.
서정복 감독이 이끄는 유도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현재 남녀 전체 12개 체급(남자 7개, 여자 5개) 중 10개 체급(남자 6개, 여자 4개)의 경기를 마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소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했지만 대표팀은 이날까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표팀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남자 100㎏ 이상급 김성민(29)과 여자 78㎏급 김민정(28)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대표팀은 공식적으로는 금메달 2개를 목표로 잡았지만 내심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기대했다. 남자는 7체급 중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60㎏급 김원진(24), 66㎏급 안바울(22), 73㎏급 안창림(22), 90㎏급 곽동한(24) 등 4체급에서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여자도 57㎏급 세계랭킹 2위 김잔디(25)와 최경량급인 48㎏급 정보경(25)이 20년 묶은 올림픽 노 골드의 한을 풀어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리우올림픽이 시작되자 금메달 유망주들은 줄줄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안바울은 '천적'인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4강에서 잡았지만 결승에서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한판으로 졌다. 김원진은 8강에서 탈락했고, 안창림과 김잔디는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곽동한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며 각종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했다. 이 때문에 랭킹포인트가 쌓여 세계랭킹이 껑충 뛰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장단점이 그대로 노출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상대에게 전력 분석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업어치기에 강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상대는 잡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몸을 움츠렸다.
한국은 일본 선수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바람에 다른 선수들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 메달이 기대됐던 선수들의 나이는 이제 20대 초중반으로 전성기라고 할 순 없다. 리우에서의 경험을 잊지 않고 준비해야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