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와의 16강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한국 여자 양궁 개인전을 석권하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오른 장혜진(29·LH)은 북한의 강은주와 가진 16강전을 되뇌었다.
그는 “남북대결이 처음이다 보니 한국에서 그만큼 이슈가 됐기 때문에 힘들었다”면서 “연습 때, 북한의 은주랑 같이 쐈는데 잘 쏘더라. 바짝 긴장했는데 첫 발에 10점을 쏘더라”고 긴장했던 순간을 술회했다.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머물러 출전권을 놓친 장혜진은 4년간 착실한 준비끝에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최고의 결실을 맺었다. 준결에서 세트스코어 7대 3으로 기보배를 물리친 뒤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를 6대 2(27-26 26-28 27-26 29-27)로 꺾고 단체전 우승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금메달의 영광을 온전히 하나님에 바쳤다. 금메달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장혜진은 “나는 언제나 능력을 주시는 분을 믿고 한다. 모든 결과는 하나님이 주신다고 본다.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진은 우승이 확정된 뒤 두 손을 모아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어 “아빠가 저 때문에 고생하셨다. 마지막 통화 때, ‘한 발 한 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에 하나님께 결과를 맡기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개인전 금메달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그는 “예상은 안 했다.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후회 없이 게임을 즐기자는 마음을 가졌다. 잘 즐겼고, 후회가 없기 때문에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20대 후반이 돼서야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그는 “잘 안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4년전 대표팀에서 탈락했을 때 “스스로 나를 낮게 생각했기 때문에 크게 좌절하지 않았다. 겸허하게 받아들였다”며 담담한 어조로 4년전의 일을 되뇌었다.
8강전에서 탈락한 세계랭킹 1위 최미선(20·광주여대)에 대해서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컨디션이 가장 좋아 솔직히 미선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해서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절대로 낙심하지 말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양궁 2관왕 장혜진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겼다"
입력 2016-08-12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