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대했던 유도 올림픽 대표팀이 ‘노골드’ 위기에 처했다.
한국 유도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현재 남녀 전체 12개 체급(남자 7개, 여자 5개) 중 10개 체급(남자 6개, 여자 4개)의 경기를 마친 결과 은 2, 동1개에 그쳤다. 최악의 경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2개·동 3개) 이후 16년 만에 단 1개의 금메달도 얻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한국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남자 100㎏ 이상급 김성민(29)과 여자 78㎏급 김민정(28)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지만
기대가 컸기에 충격도 크다.
대표팀 서정복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자 선수들의 경우 세계랭킹이 높아 전체급에서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남자는 7체급 중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60㎏급 김원진(24), 66㎏급 안바울(22), 73㎏급 안창림(22), 90㎏급 곽동한(24) 등 4체급에서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여자도 57㎏급 세계랭킹 2위 김잔디(25)와 최경량급인 48㎏급 정보경(25)이 20년 만의 여자 유도 금메달을 따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기대주들이 줄줄이 탈락하며 충격을 던졌다. 정보경이 첫 날 은메달을 수확한 것을 제외하면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원진은 8강에서 미끄러졌고, 안바울은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4강에서 잡고도 결승에서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어이 없이 한판으로 졌다. 믿음직한 카드인 안창림과 김잔디마저 16강전에서 탈락해 충격을 줬다. 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곽동한도 금메달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크고 작은 각종 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하며 실전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랭킹포인트가 차곡차곡 쌓여 세계랭킹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이 발목을 잡았다. 메달 라이벌들에게 장단점이 그대로 노출된 것. 올림픽을 앞두고 상대에게 전력 분석의 기회를 제공한 셈이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한국유도 16년만의 노골드 위기, 잦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전력 노출된 탓
입력 2016-08-12 0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