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시행,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전문가와 현장가보니

입력 2016-08-11 23:52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1일 오전 7시10분쯤부터 오전 9시쯤까지 1번국도 수원 비행장사거리부터 안양 호계사거리까지 약 17㎞ 걸쳐 민간 교통전문가 등 30여명과 함께 1번국도 상습정체 교차로 개선 체험 투어를 실시했다.

이 구간에서는 13곳 교차로의 문제점을 개선해 통행속도를 38.1%(9.23㎞)나 향상시켰다.

이날 체험 투어는 경기남부청이 지난 3월 1일부터 약 5개월 넘게 시행하고 있는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의 효과를 직접 체험해보고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체험 투어에는 하동익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연구교수(한국ITS 명예학회장)와 강승호 경기도 교통정책과장, 이도형 경기도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이성신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장 등 교통전문가 11명과 취재진 등 모두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 체험 투어 참여자가 처음 간 곳은 수원시 권선구 비행장사거리.

이 곳은 1번국도(경수대로) 주도로 중 한 곳으로 실명책임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직진 신호를 거의 2~3번 넘게 받아야 통과하는 대표적인 교통혼잡 구간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7시24분쯤 현장에 도착해보니 출근시간 절정시간임에도 출근 시간대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원활했다. 직진 신호 주기 한 번에 모든 차가 통과하고 과속까지 우려할 정도였다.

통행량에 맞춰 신호 주기를 재설정해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은 부도로(1번 국도와 교차하는 도로)의 차량신호주기를 줄이고 주도로 직진 신호 주기를 늘렸을 뿐인데 결과는 엄청났다.

하동익 교수는 “이렇게 통행이 원활해진 것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경찰관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현장 곳곳에 녹아있는 현장경험을 통한 경찰관의 아이디어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정용선 청장은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판단되면 ‘일단 일을 저질러 놓고 본다’”며 “통행이 원활해지면 교통사고도 적어진다. 다만 요즘처럼 무더위에 땡볕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오문교 교통과장은 “지난해 군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발로 뛰며 현장에서 경험으로 확신을 가진 상습정체 교차로 개선 방안이 결실을 맺게 됐다”며 “대표적으로 보행중첩 신호 같은 경우는 전국으로 확산될 뿐만 아니라 특허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습정체 교차로 실명책임제는 상습·고질적인 차량정체 유발 교차로에 대해 지방청과 각 경찰서 교통과·계장 및 관할 지구대·파출소장 등이 3인 1조로 실명책임자가 돼 그동안 주 3회 총 7000여회가 넘는 현장 점검을 통해 지난 달 말 현재 231곳 교차로 중 206곳에 대한 개선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이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교통사고 발생은 15.8%(1190건), 사망자 수는 11.3%(9명)이 각각 줄었다. 반면 통행 속도는 주요 교차로(121곳)에 걸쳐 40%(9.27㎞) 향상됐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