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참모장이었던 고(故) 박수천 선생의 고손자가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 F-4 팬텀 전투기 정비사로 입대했던 부사관도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 이들은 정경두 공군참모 총장 주관으로 11일 제1전투비행단에서 실시된 ‘2016년 2차 고등비행교육수료식’에서 동료 36명과 함께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수여받았다.
박 선생의 고손자 박병준(24) 중위는 “조국영공수호 임무의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며 “가풍에 부끄럽지 않은 조종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 중위 가족의 가훈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이다.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고조부와 6·25전쟁에 참가했던 조부의 영향이 컸다. 그는 힘든 고등비행과정에서 비행대대 대표 학생조종사를 맡아 동기들이 비행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박종서(33) 중위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3년 공군하사로 임관해 17전투비행단 항공기유압계통 정비사로 군생활을 시작했다. 정비작업을 수행하면서 조종사의 꿈을 갖게 된 그는 2014년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재입대했다. 박 중위는 “임무와 역할을 다르지만 정비사나 조종사나 영공을 지키려는 마음은 같다”며 “정비지식을 기반으로 최정예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죄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전투기입문과정과 전환 및 작전가능훈련을 거친 뒤 작전에 투입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신돌석 장군 참모장 고손자 ,공군 전투기 조종사되다
입력 2016-08-11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