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찝찝해” 한국 침대축구 논란 부른 장면…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8-11 10:25 수정 2016-08-11 10:48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한국축구가 멕시코를 잡고 2회 연속 올림픽 8강에 진출했습니다.

다만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이 경기 종료 직전에 시간을 의도적으로 끌며 비매너 플레이를 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대다수 축구팬들은 중동의 침대축구에 비하면 심하지 않은 수준이었고 승리를 위해서라면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이었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침대축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1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일부 네티즌들이 지목한 논란의 장면은 경기 종료 전 일부 한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자주 쓰러지면서 나왔습니다.

후반 47분에서는 한국 패널티 박스 근방에서 한국 선수 2명이 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공을 머리로 받아낸 선수는 가슴을 잡았고 뒤에서 있던 선수는 아랫배를 쥐며 쓰러졌습니다. 뒤에 있던 선수가 왜 쓰러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KBS2 방송화면 캡처

또 다른 장면은 1분 뒤인 후반 48분에 나왔습니다.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간 후에 황희찬 선수가 일어서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입니다. 먼발치서 이를 지켜보던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 선수는 답답했는지 10여m를 달려와 황희찬 선수를 두 팔로 밀었는데요. 멕시코 선수는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습니다. 그라운드에 다시 쓰러진 황희찬 선수는 어깨와 배를 움켜쥐며 나뒹굴었습니다.

이를 둘러싸고 우리 네티즌들의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침대축구라며 비판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지만 막판 침대축구 티 나지 않았나요? 우리가 멕시코였다면 매우 비난했을 듯.”

“우리 선수들이 너무 많이 그라운드에 쓰러지네요. 보기 민망합니다.”

“침대축구까진 아니지만 너무하긴 했어요.”

“마지막 황희찬 선수는 좀 지나쳤네요.”

“멕시코에서 재경기 요구할지도 모르겠네요.” 

 인터넷에는 두 장면을 담은 영상이 쉴 새 없이 오르내렸습니다.

앞서 지난 1월 2016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8강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요르단 감독을 상대로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는 신사적이지 않다.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경기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걸 떠올리는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축구팬들은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장면만으로 침대축구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멕시코 선수들이 먼저 거칠게 플레이를 해서 한국 선수들이 쓰러진 것이며 중동의 침대축구에 비하면 상식적이고 영리한 축구로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패널티 라인에서 쓰러진 것은 멕시코 선수들이 직전에 거칠게 플레이한 게 누적돼 그런 거예요.”

“이기고 있고 경기가 거의 다 끝났으니 나올법한 장면이었습니다. 천천히 플레이하는 수준이었죠. 스포츠맨십을 어겼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한국을 침대축구라고 하시는 분들은 진짜 침대축구 못 보신 분들.”

이런 댓글들이 쏟아졌습니다.

MBC 방송화면 캡처

예전 이란 등이 보여준 침대축구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에 비하면 오늘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별 일 아니라는 것이죠.





한국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C조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터진 권창훈의 골로 1대 0으로 승리했습니다. 한국은 2승 1무(승점 7점) C조 1위로 8강행을 확정했는데요. 오는 14일 D조 2위 온두라스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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