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국가 상대 소송사기에 “신동빈 회장 지시 없었다”

입력 2016-08-11 10:15
‘270억 소송사기’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한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이 소송사기, 비자금 조성 등 자신과 관련된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허 사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소송사기 과정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없었다”라고 부인했다. 또 ‘롯데케미칼 원료 수입 과정에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비자금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허 사장은 1999년 호남석유화학 임원을 지냈고 2008년 KP케미칼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2년엔 호남석유화학 사장으로 일하다 그해 12월 롯데케미칼 사장이 됐다. 허 사장은 기준(70·구속) 전 롯데물산 사장과 함께 롯데케미칼의 ‘법인세 270억원 부정환급’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재하지 않는 1512억원의 유형 자산이 롯데케미칼에 존재하는 것처럼 속여 국세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총 270억원을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일본 롯데물산 수사와 관련해서도 허 사장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다. 일본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의 원료 수입 과정에 끼어들어 소위 통행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허 사장이 재임시절 불거진 각종 불법 행위들에 대해 당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였던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도 추궁할 계획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