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사격 50m 金...사격 최초 올림픽 3연패

입력 2016-08-11 00:27 수정 2016-08-11 00:39

한국 사격의 간판스타 진종오(37·kt)가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50m 권총 3연패를 달성했다. 동시에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도 수립했다.
 진종오는 10일 오후 12시24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50m 권총 본선에서 193.7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50m 권총 은메달을 딴 데 이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50m 권총 금메달,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50m 권총, 10m 공기권총에서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권총에서 3연패를 차지한 건 진종오가 처음이다.
 리우올림픽 이전까지 한국은 역대 하·동계 올림픽에서 총 107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개인 종목 3연패를 이룬 선수는 아직 없었다. 진종오가 마침내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역사로 남게 된 것이다. 진종오는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한국 사격이 역대 올림픽에서 수확한 7개의 금메달 중 진종오가 4개를 책임진 것이다.
 리우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남자 최고령 선수이자 남자 주장인 진종오는 지난 6일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39.8점을 쏴 5위에 그쳤다. 관중이 내지르는 ‘광란의 응원’에 흔들린 것이다. 특히 브라질 사람들은 자국 선수가 사격을 준비할 땐 숨을 죽이고 있다가 격발이 끝나면 소음에 가까운 응원을 시작했다.
 사상 첫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2연패를 노렸지만 아예 메달을 따지 못한 진종오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진종오였기에 10m 공기권총에서의 부진은 한국 사격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9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김장미(24)는 “늘 진종오 오빠가 1등으로 대회를 시작해 줘 (예전엔) 마음 편하게 쐈다”며 “이번엔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며 고개를 숙였다. 마음을 가다듬은 진종오는 자신의 주종목인 50m 권총 정상에 오르며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