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용하려는 학교 측에 반발해 총장실을 점거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총학생회는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을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하며 오후 6시부터 총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총학 비대위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 비상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소집해 총장실 진입을 결정했다. 이후 총장실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교직원들과 3시간 동안 대치했다. 대치가 끝난 뒤엔 김인철 현 총장과 2시간 가량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김 총장과의 면담에서도 박 전 총장 명예교수 임명에 대한 철회의견을 듣지 못한 총학 비대위는 결국 총장실을 점거했다.
총학 비대위는 이달 초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 소식을 들은 뒤부터 교무처장, 부총장, 총장 등에게 반대 의사를 전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전 총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노조와의 소송비용 10억원 상당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사립학교법 위반 등)로 지난 6월 서울북부지법에서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