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발생한 화재를 가장한 경기 안성 부부 피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아파트 옥상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소방공무원으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안성경찰서는 10일 오후 4시50분쯤 안성 아양동 소재 한 아파트 옥상에서 용의자 최모(50·소방공무원)씨를 체포해 충남 천안 소재 한 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병원으로 호송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으나 이후 의식을 잃어 정확한 범행 동기는 최씨가 의식을 회복해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대학병원 측은 최씨가 의식은 없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최씨가 병원으로 호송과정에서 범행 당시 입었던 옷을 부친 묘소 인근에 매장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일대를 긴급 수색, 이날 오후 6시20분쯤 땅에 묻혀 있는 옷과 신발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최씨의 선산 아래 풀숲에서 범행도구인 칼과 망치를 발견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압박을 느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3시5분쯤 화재가 발생한 당목길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편 A씨(63)와 부인 B씨(56)에 대한 검시 결과 각각 상반신과 머리 부위에 흉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됐다. 특히 부부 둘 다 목 부위에서 치명적인 상처가 발견됐다. 호흡기에서는 화재로 인한 물질이 거의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누군가가 부부를 살해한 후 집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안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경기 안성 부부 피살 사건 용의자는 현직 소방공무원, 음독자살 기도 후 검거돼
입력 2016-08-10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