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지사, '사드투쟁위' 방문해 "차근차근 풀어가자"고 강조

입력 2016-08-10 17:11
김관용 경북지사가 10일 예고 없이 성주를 방문해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들과 만났다.
 김 지사는 “사드 문제는 단번에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안위도 생각해야 하고 군민들의 아픔도 헤아려야 하는 요소요소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라면서 “뜻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은 안 된다.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격론을 벌여가면서 차근차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이는 최근 성주지역의 보훈·안보단체들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3후보지 검토를 촉구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다양한 의견을 공론의 장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관용 경북지사(왼쪽 네번째)가 10일 성주 '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를 예고없이 찾아 "서로 존준하는 가운데 문제를 차근차근 풍어가자"고 당부했다.   경북도 제공


 김 지사는 “많은 사람들이 성주현장을 오고갔지만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 결국 남는 것은 투쟁위를 비롯한 성주군민의 몫이다. 그러므로 투쟁위의 결정은 나라와 군민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이런 발언에는 최근 정치권이 경쟁하듯 성주를 줄줄이 방문해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 놓는 바람에 사태해결이 더 어렵게 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또 군민들이 여기에 휘둘리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주문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어 “폭염에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성주군민들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군민들의 고통과 희생이 외면돼서는 안 된다”며 한 달 가까이 생업을 포기한 채 집회에 매달리고 있는 성주군민들을 향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투쟁위가 싫어하는 사람도 만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아픔을 헤아리면서 주어진 모든 역할을 충실하게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성산포대 외에 성주지역 내 다른 후보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9일에는 성주지역 안보·보훈단체들이 사드 배치지역 재검토를 국방부에 촉구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