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가 모여 있는 전북 전주의 선미촌을 문화예술마을로 바꾸는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전주시는 최근 사들인 옛 성매매업소 건물 두 채를 활용해 각종 전시회와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주시는 건물 한 채에서 9∼10월 ‘쪽방의 기록’을 주제로 한 시각자료 전시회를 시작으로 11월 여성인권과 성매매를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전을 연다. 12월에는 블로거나 여행작가를 초청해 1개월간 쪽방생활을 직접 체험해보는 ‘한 달 살아보기’를 진행한다.
또 다른 한 채에서는 10월부터 조형 예술가 소보람씨를 초청해 상설 전시회를 연다. 주제는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정해졌다. 낯선 듯 익숙해져버린 도심 속 쪽방촌을 재 해석한 작품들이 설치된다.
전주시는 지난 4월 선미촌 내 빈집 1채를 매입한데 이어, 최근 업소 건물 1채를 매입했다.
시는 2020년까지 67억 원을 투자해 선미촌 정비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시는 성매매업소들의 자진 폐업과 업종 전환, 또는 매각을 유도해 지역 예술인 작업실이나 전시회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일부는 여성사 박물관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선미촌에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세기 동안 유지돼온 집창촌이 여성 인권과 향토 예술마을로 특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전주시청 인근에 있는 선미촌에는 현재 40여개 성매매 업소에 80여명이 머물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성매매업소 모인 전주 선미촌, 문화예술마을로 탈바꿈 본격
입력 2016-08-10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