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동북부에 떨어져 있는 섬나라 나우루의 난민수용소에서 일어난 아동학대와 관련해 8000장이 넘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나우루 난민수용소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를 기록한 ‘나우루 사건파일’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방치한 망명신청자의 폭력, 성폭행, 자해, 아동학대 사건이 담겼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사건파일을 분석한 가디언지는 전체 2116개의 사건 중 아동이 관련된 범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작성된 2013년 5월에서 지난해 10월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나우루수용소에 있던 아이들은 전체 수용인원의 18%였지만 사건의 51.3%가 아동 관련 범죄였다.
보고서에는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2014년 9월에는 수용소 감시원이 한 여아의 입술을 꿰맸고, 그해 7월에는 10세가 채 안 된 여아가 옷을 입지 않은 채 성인 무리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아동성추행 사건은 59건이었고, 이 중 7건은 성폭행 사건이었다. 30건은 자해를 한 아이들 사건이었고 159건은 자해위협을 한 아이들이었다.
수용소 안의 상황은 극도로 절망적이었다. 지난해 10월 한 임신부는 울면서 “우리 아이를 오스트레일리아에 주겠다. 잘 보살펴달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 아이를 나우루 병원에서 낳을 수 없다. 이런 더러운 환경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용소의 수많은 난민들은 망명신청서가 정부에 접수되기 전까지 수용소를 떠나지 못한다. 나우루 섬에 접근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수용소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내부고발자에 의해 알려질 뿐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나우루 정부가 난민에게 복지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난민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모두 나우루 경찰에 보고돼 조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